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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 뿌리채소
붉은 색소와 질산염, 베타인을 품은 뿌리채소

비트

식탁스케치푸드컨설턴트 정영희

비트는 질산염, 베타인, 베타시아닌, 폴리페놀, 살리실산, 엽산, 비타민 B6 등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질산염, 베타인, 베타시아닌이 비트의 주요 생리활성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g당 주요 성분

성분함량역할
질산염약 250~300mg체내 산화질소 생성에 관여
베타인약 100~150mg메틸화 반응, 호모시스테인 대사
베타시아닌 등 붉은 색소약 30~60mg붉은색, 항산화
폴리페놀약 50~100mg항산화
식이섬유2.8g장 기능
엽산109㎍메티오닌 대사 보조
칼륨325mg전해질 균형
비타민 C4.9mg항산화
베타카로틴20㎍비타민 A 전구체

식이섬유·엽산·칼륨·비타민 C·베타카로틴은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 9개정판(가식부 100g) 기준입니다. 베타인은 USDA FoodData Central 기준으로 약 127~297mg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실제 함량은 품종과 재배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요 성분과 작용

① 질산염과 산화질소

비트의 질산염은 체내에서 산화질소(NO)가 생성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섭취한 질산염의 일부는 구강 세균의 작용으로 아질산염으로 환원되며, 이후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에 기여합니다.

산화질소는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관 확장과 혈류 조절에 관여합니다. 또한 혈관 내피 기능과 관련이 있어, 비트의 질산염은 혈압과 혈관 건강을 연구하는 주요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② 베타인과 호모시스테인

베타인은 메틸기를 제공해 호모시스테인이 메티오닌으로 전환되는 대사 과정에 기여합니다. 호모시스테인은 메티오닌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미노산으로, 혈중 농도가 높으면 심혈관계 건강과 관련된 위험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이 과정에는 베타인뿐 아니라 엽산과 비타민 B12도 관여하며, 비타민 B6는 호모시스테인이 다른 경로로 전환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비트에는 엽산과 비타민 B6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③ 베타인과 간의 지방 대사

베타인은 간의 지방 대사와 메틸화 반응에 관여하는 성분입니다. 메틸기 전달을 통해 SAMe(S-아데노실메티오닌)의 생성과 대사에 연결됩니다. 간의 지방 축적과 지질 대사에 관한 연구에서도 다뤄지고 있습니다.

비트를 섭취한 쥐에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감소가 나타났다는 연구가 있지만, 동물실험 결과이므로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트 섭취만으로 간의 해독이나 재생이 직접 촉진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④ 베타시아닌

베타시아닌은 비트의 선명한 붉은색을 만드는 대표적인 색소 성분입니다.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 손상을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에 관여하며, 항염 작용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상용 식품의 항산화 활성을 평가한 연구(한국영양학회지, 2011)에서 비트는 지질 산화 억제 능력 51%로 제시되었습니다.

⑤ 살리실산

비트에는 살리실산이 들어 있습니다. 아스피린의 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과 화학적으로 관련된 물질로, 식물의 방어 반응과 관련되며 항염 작용과도 연결됩니다. 다만 비트에 든 살리실산의 양과 실제 섭취로 나타나는 효과는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⑥ 가공육과 함께 먹을 때

나이트로사민은 특정 조건에서 아질산염과 아민류가 반응해 생길 수 있는 화합물입니다. 비트를 가공육과 함께 먹는 것만으로 그 유해성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공육은 섭취 빈도와 양을 조절하고, 채소를 충분히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으로? 쪄서?

비트는 생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부드러운 식감과 활용 편의성을 생각하면 쪄서 쓰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물에 삶으면 일부 수용성 성분과 색소가 조리수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반면, 찌면 물과 닿는 양을 줄일 수 있어 수용성 성분의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열한다고 모든 영양소의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찌는 방법은 영양소 보존과 조리 편의성을 함께 고려한 조리법으로 이해하세요.

비트 찌는 방법

비트를 찌고 껍질을 벗겨 써는 과정
  1. 주먹 정도 크기의 비트는 껍질째 그대로 준비합니다.
  2. 크기가 큰 비트는 반으로 자르고, 잘린 면이 위를 향하도록 찜기에 놓습니다.
  3. 중불에서 약 50분간 찝니다. 젓가락으로 찔러 부드럽게 들어가면 다 익은 것입니다.
  4. 다 익으면 한 김 식힙니다.
  5. 뿌리 쪽 지저분한 부분을 칼로 잘라내고, 장갑 낀 손으로 문질러 껍질을 벗깁니다.

흙냄새가 부담스럽다면 충분히 익힌 뒤 껍질을 벗겨 쓰세요.

수프로 활용하기

비트를 익힌 뒤 갈아 수프를 만들면 부드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삶은 비트라면 조리수까지 넣어 물에 녹아 나온 수용성 성분도 함께 섭취하고, 찐 비트라면 물이나 육수로 농도를 맞춥니다.

고르기와 보관

고르는 법둥글고 껍질이 단단하며 중간 크기인 것을 고릅니다. 표면에 상처나 무른 부분이 적고, 잘랐을 때 붉은색이 선명한 것이 좋습니다.
제주산 월동 비트제주산 비트는 온화한 해양성 기후와 화산회토에서 재배되며, 겨울을 나고 12월부터 이듬해 4~5월경까지 수확됩니다. 다만 겨울에 수확했다는 이유만으로 베타인이나 질산염 함량이 반드시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흙 색만으로 산지를 알 수 없으니 산지 표시와 수확 정보를 함께 확인하세요.
보관여러 개를 한 번에 쪄서 충분히 식힌 뒤, 사용할 양만큼 소분해 밀폐 용기에 담습니다. 냉장 보관분은 빨리 쓰고 오래 둘 것은 냉동합니다. 뚜껑 색을 달리하거나 날짜 라벨을 붙이면 관리가 편합니다.

섭취 시 알아둘 점

하루 섭취량약 70~100g(비트 1/4~1/2개, 자기 주먹 정도 크기)을 참고량으로 삼습니다. 크기에 따라 무게가 다르니 개수보다 무게를 기준으로 하세요.
소변·대변이 붉어진다면비트의 붉은 색소가 다 분해되지 않고 배출되는 '비튜리아(beeturia)'로, 일시적이며 대부분 해롭지 않습니다. 비트를 먹지 않았는데도 붉은색이 나타나거나 통증·빈혈·피로가 함께 있으면 진료를 받으세요.
신장결석이 걱정된다면비트는 옥살산이 많은 식품입니다. 많이 먹는 것은 신장결석 위험과 관련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먹지 말고, 익혀 먹거나 칼슘이 든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습니다.

비트로 만드는 레시피